R.I.P 대니얼 데닛. 유쾌한 마스터

저 : 대니얼 데닛 (Daniel C. Dennett)

이 시대 가장 독창적인 사상가로 정평이 난 그는 심리철학, 인지과학, 생물철학의 선구자로서 마음·종교·인공지능 연구에 심대한 영향을 끼쳤다. 마빈 민스키는 그를 ‘버트런드 러셀 이후 가장 위대한 철학자’라고 평하기도 했다. 1942년 미국 보스턴에서 태어났으며 하버드 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했고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12년, 학문적 공헌을 인정받아 네덜란드의 에라스무스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터프츠 대학교에서 가장 저명한 교수직인 유니버시티 프로페서쉽을 보유하고 있으며 같은 대학교의 오스틴 B. 플래처 철학 교수와 인지 연구 센터의 소장을 맡고 있다.

데닛은 리처드 도킨스의 밈 이론을 자신의 지향계 이론에 결합하여 의식·종교·인공지능 등에 흥미로운 철학 이론을 발전시켜 왔다. 실제로 지난 40여 년 동안 《다윈의 위험한 생각》 《마음의 진화》 《마음의 설계》 《내용과 의식》 《지향적 자세》《박테리아에서 바흐까지, 그리고 다시 박테리아로》 등의 저술 활동을 통해 마음을 과학적으로 바라보는 이해의 지평을 넓혀 왔다. 그 밖의 저서로는 《의식의 수수께끼를 풀다》 《신 없음의 과학》(공저) 《자유의 진화》 《주문을 깨다》 《직관펌프, 생각을 열다》가 있다.

데닛은 강단의 학자라는 관성에서 비껴가는 고유의 표현법을 고수한다. 직관펌프라고 불리는 사고 실험으로 통념에 빠진 철학자들의 오류를 직관적으로 포착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치밀하고 정교하게 짜여진 논증과 다양한 관찰에 기반한 예증이 있다.

또한 그는 철학자를 가리켜 답을 주기보다는 질문을 던지는 데 더 재주가 많은 사람이라고 말한다. 모든 물음에 답하려는 욕망을 누르고, 열린 마음과 좋은 질문으로 낡은 관행과 전통을 깨뜨리는 철학자라면 ‘나와 세계’를 이해하는 인간의 장대한 구상에 기여할 수 있다고 역설한다.

대니얼 데닛 2015 "직관펌프, 생각을 열다" 노승영

(대니얼 데닛 2015) 세계에서 가장 독창적인 사상가 중 한 명인 대니얼 데닛이 고안한 직관펌프는 ‘번쩍’ 우리의 직관을 작동시키는 생각의 도구다. 책은 영미 지식계에서 가장 창의적이고 쉽게 쓰는 철학자가, 생각을 할 때 혹은 타인과 논쟁할 때 갖춰야 할 연장을 소개한다. Intuition Pumps and Other Tools for Thinking

책소개

맨손으로는 일을 하기 힘들듯, 맨뇌로는 생각을 하기 어렵다 도구를 잘만 구사하면 손이나 발처럼 쓸 수 있다 떠먹여주는 지식은 근육이 될 수 없다

생각은 힘든 일이다. 어떤 문제는 생각하기가 어찌나 힘든지 그 문제에 대해 생각하는 것에 대해 생각하기만 해도 머리가 지끈거린다. 생각하기가 힘든 이유는 진리에 이르는 험로와, 막다른 골목으로 이끄는 솔깃한 선택지가 놓여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갈림길 앞에서 집중력을 잃고 헤매거나 권위, 신화, 미신에 투항하곤 한다. 아무리 배배 꼬인 문제도 척척 해결할 수 있는 타고난 천재가 있는가 하면 느리지만 끈질기게 문제에 다가서는 ‘의지력’이 몸에 밴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나머지 우리가 있다. 천재도 아니고 조금은 게으르지만 문제를 어떻게든 해결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 말이다.

세계에서 가장 독창적인 사상가 중 한 명인 대니얼 데닛이 고안한 직관펌프는 ‘번쩍’ 우리의 직관을 작동시키는 생각의 도구다. 책은 영미 지식계에서 가장 창의적이고 쉽게 쓰는 철학자가, 생각을 할 때 혹은 타인과 논쟁할 때 갖춰야 할 연장을 소개한다. ‘지구 최고의 지식요리사’의 반짝이고 실용적인 생각의 도구를 사용하면 주제의 핵심에 다가서는, 지적이며 꼼꼼한 방법을 배울 수 있다. 도구를 잘만 구사하면 손이나 발처럼 쓸 수 있다. 생각의 도구는 더욱 그렇다. 직관펌프에 딸린 여러 손잡이를 돌리면서 우리는 생각의 근거와 전제를 의심해보는 힘을 키우게 된다. 직관펌프는 내가 정확이 아는 것이 무엇인지, 상대가 정확히 어떤 생각과 이야기를 하는지, 정밀하고 꼼꼼하게 또한 이성적이며 과학적으로 점검할 수 있는 생각의 매뉴얼이다. 리처드 도킨스의 말마따나 데닛의 직관펌프는 “머리를 단단한 망치로 내려치는” 지적 자극제다.

목차

이 책에 쏟아진 찬사들

지식 요리사의 만찬에 초대합니다_ 장대익

감사의 글

머리말 직관펌프가 뭘까?

1부. 열두 개의 일반적 생각도구

  1. 실수하기/ 2. “추론을 패러디하여”: 귀류법 써먹기/ 3. 래퍼포트 규칙/ 4. 스터전 법칙/ 5. 오캄의 면도날/ 6. 오캄의 빗자루/ 7. 일반인 청중을 미끼로 쓰기/ 8. ㅅㅂㄸ/ 9. 굴드의 꼼수 세 가지: 그게아니라술, 침소봉대술, 굴드 2단계술/ 10. ‘당연하지’ 연산자: 정신적 블록/ 11. 수사 의문문/ 12. 심오로움이 뭘까?/ 요약

2부. 의미 또는 내용을 위한 생각도구

  1. 트래펄가 광장의 살인/ 14. 클리블랜드 사는 형/ 15. “우리 아빠, 의사예요”/ 16. 현시적 상과 과학적 상/ 17. 민간심리학/ 18. 지향적 태도/ 19. 인격체 대 아인격체/ 20. 호문쿨루스 연쇄/ 21. ‘셈이다’ 연산자/ 22. 마법의 조직/ 23. 로봇 제어실에 갇히다/

3부. 컴퓨터에 대한 막간 설명

  1. 컴퓨터 능력의 일곱 가지 비밀을 밝히다/ 25. 가상기계/ 26. 알고리즘/ 27. 엘리베이터 자동화/ 요약

4부. 의미를 위한 그 밖의 생각도구

  1. 빨강머리에 대한 거시기/ 29. 헤매는 2비트 기계, 쌍둥이 지구, 거대 로봇/ 30. 원초적 번역과 콰인식 십자말풀이/ 31. 의미기관과 통사기관/ 32. 늪사람과 상아지가 만나다/ 33. 두 블랙박스/ 요약

5부. 진화를 위한 생각도구

  1. 만능산/ 35. 멘델의 도서관: ‘없작다’와 ‘천많다’/ 36. 단어로서의 유전자 또는 서브루틴으로서의 유전자/ 37. 생명의 나무/ 38. 공중기와 기중기: 설계공간에서 들어올리기/ 39. 이해 없는 능력/ 40. 부유이치/ 41. 메뚜기가 소수를 알까?/ 42. 뻗정뛰기를 설명하는 법/ 43. 최초의 포유류를 조심하라/ 44. 종 분화는 언제 일어날까?/ 45. 과부 제조기, 미토콘드리아 이브, 회고적 대관식/ 46. 순환/ 47. 개구리 눈은 개구리 뇌에 뭐라고 말할까?/ 48. 바벨의 도서관에서 우주를 뛰어다니다/ 49. 『스팸릿』의 저자는 누구일까?/ 50. 가상 호텔의 소음/ 51. 허브와 앨리스, 그리고 아기 핼/ 52. 밈/ 요약

6부. 의식을 위한 생각도구

  1. 두 개의 반대 이미지/ 54. 좀비감/ 55. 좀비와 짐보/ 56. 꽃양배추의 저주/ 57. ‘진짜 돈’에는 빔이 얼마나 들었을까?/ 58. 클라프그라 씨의 안타까운 사연/ 59. 주파수 맞춘 카드 한 벌/ 60. 중국어 방/ 61. 텔레클론, 화성에서 지구로 떨어지다/ 62. 서사무게중심으로서의 자아/ 63. 타인현상학/ 64. 색채학자 메리: 붐받이의 비밀/ 요약

7부. 자유의지를 위한 생각도구

  1. 무지무지 악독한 신경외과 의사/ 66. 결정론적 장난감: 콘웨이의 라이프 게임/ 67. 가위바위보/ 68. 두 복권/ 69. 비활성의 역사적 사실/ 70. 컴퓨터 체스 마라톤/ 71. 궁극적 책임/ 72. 구멍벌스러움/ 73. 브라질에서 온 소년들: 또 다른 붐받이/ 요약

8부. 철학자가 된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1. 파우스트적 계약/ 75. 소박자기인류학으로서의 철학/ 76. 쳄스의 고차적 참/ 77. 10퍼센트의 좋은 것

맺음말. 도구를 사용하라. 더 열심히 노력하라

이 책에서 다루지 않은 도구

부록: 레지스터 기계 문제 풀이

주/ 출처/ 참고문헌/ 자료 제공/ 찾아보기

책 속으로

발판 놓기: 사다리 하나만 있으면 지붕을 이고 집을 칠하고 굴뚝을 청소할 수 있다. 사다리를 옆으로 옮겨 올라갔다 내려오고 또 옆으로 옮겨 올라갔다 내려오고 하면서 한 번에 조금씩 작업하면 된다. 하지만 집 둘레를 더 빠르고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 튼튼한 발판을 애초에 시간을 좀 들여서 만들어두면 결과적으로 일이 훨씬 쉬워진다. 이 책에서 가장 귀중한 생각도구 몇 가지는, (제자리에 설치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는 하지만) 일일이 사다리를 옮기지 않고도 여러 가지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발판 놓기의 예다./ 22쪽

과학자들이 ‘말뿐인’ 이론적 논의를 곧잘 미심쩍어하는 또 다른 이유는 수학 방정식으로 정식화되지 않은 논증을 비판하는 것이 훨씬 까다롭고, 확실한 결론에 도달하기도 힘들기 때문이다. 수학 언어는 타당성을 보증한다. 농구 경기에서 공이 들어갔는지 안 들어갔는지 시비를 가려주는 골대 그물과 같다./ 30쪽

시와 수학의 가운데쯤 되는 곳에서 철학은 최고의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며 난해한 문제를 명쾌하게 해명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알고리즘으로도 이 일을 해낼 수는 없다. 지침으로 삼을 만한 것이 아무것도 없으므로 논증의 첫 발을 뗄 때 신중을 기해야 한다. 모든 측면을 살펴보지 않고 덜컥 받아들인 ‘무고한’ 가정이 오류의 진범으로 밝혀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러한 개념의 험로를 탐험하려면, 샛길을 둘러보고 앞길을 비춰줄 생각도구를 즉석에서 고안하여 이용하는 것이 좋다./ 31쪽

전문가가 전문가에게 이야기할 때?분야가 같든 다르든?저지르는 실수는 설명을 덜 한다는 것이다. 더 설명하는 실수는 결코 저지르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동료 전문가에게 무언가를 꼬치꼬치 자세하게 설명하는 것은 엄청난 모욕(이를테면 “혹시 철자를 불러드려야 하나요?”)을 가하는 것이다. 동료 전문가를 모욕하고 싶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니 설명을 더 하기보다는 덜 하는 것이 안전하다. 이 과정은 대부분 무심결에 이루어지며, 이 실수를 피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사실 나쁜 일도 아니다. 자연스럽게 예의를 차리는 것은 누구에게나 바람직한 성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명한 청중이 실제보다 더 많은 학식을 갖추었다고 가정하는 이 너그러운 성격에는 유감스러운 부산물이 있다. 그것은 전문가들이 곧잘 동문서답을 한다는 사실이다./ 65쪽

심오로움은 중요하면서 동시에 참인 것처럼 ? 또한 심오한 것처럼?‘보이’지만 단지 애매하기 때문에 그렇게 보일 뿐인 명제다. 어떻게 읽으면, 뻔한 거짓이지만 만일 사실이라면 경천동지할 말이 되며, 다르게 읽으면 참이지만 별것 아닌 말이 된다. 경솔한 사람은 두 번째 방식의 독해에서 진리의 빛을 포착하고 첫 번째 방식의 독해에서 이 말이 엄청나게 중요하다는 인상을 받는다. 그는 이렇게 생각한다. ‘우와! 심오로워.’/ 80쪽

생명은 경이롭다. 수십억 개의 태양계에 생명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거의 확실하다는 것을 생각하면, 생명이 존재한다는 것이 기적이다. 세균에서 물고기, 새, 데이지, 고래, 뱀, 단풍나무, 인간에 이르는 생명의 온갖 형태를 생각하면 놀라울 따름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놀라운 것은 생물의 끈기, 곧 생존과 번식에 매달리는 수천 가지 방법이다. 모든 세포 내의 복잡한 단백질 합성 메커니즘에서 박쥐의 반향 정위, 코끼리의 코, ‘태양 아래’ 만물에 대해 생각하는 우리 뇌의 능력에 이르기까지, 생물은 수많은 기발한 장치와 구조 덕분에 어마어마한 장애물을 이겨내고 목숨을 부지한다. 이처럼 수단이 목적에 꼭 들어맞는 것은 도저히 우연의 산물일 수 없다. 이것은 설명을 요하는 현상이다./ 272쪽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맨손으로는 일을 하기 힘들듯, 맨뇌로는 생각을 하기 어렵다 도구를 잘만 구사하면 손이나 발처럼 쓸 수 있다 떠먹여주는 지식은 근육이 될 수 없다

생각은 힘든 일이다. 어떤 문제는 생각하기가 어찌나 힘든지 그 문제에 대해 생각하는 것에 대해 생각하기만 해도 머리가 지끈거린다. 생각하기가 힘든 이유는 진리에 이르는 험로와, 막다른 골목으로 이끄는 솔깃한 선택지가 놓여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갈림길 앞에서 집중력을 잃고 헤매거나 권위, 신화, 미신에 투항하곤 한다. 아무리 배배 꼬인 문제도 척척 해결할 수 있는 타고난 천재가 있는가 하면 느리지만 끈질기게 문제에 다가서는 ‘의지력’이 몸에 밴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나머지 우리가 있다. 천재도 아니고 조금은 게으르지만 문제를 어떻게든 해결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 말이다.

‘번쩍’ 우리의 직관을 작동시키는 생각의 도구 세계에서 가장 독창적인 사상가 중 한 명인 대니얼 데닛이 고안한 직관펌프는 ‘번쩍’ 우리의 직관을 작동시키는 생각의 도구다. 책은 영미 지식계에서 가장 창의적이고 쉽게 쓰는 철학자가, 생각을 할 때 혹은 타인과 논쟁할 때 갖춰야 할 연장을 소개한다. ‘지구 최고의 지식요리사’의 반짝이고 실용적인 생각의 도구를 사용하면 주제의 핵심에 다가서는, 지적이며 꼼꼼한 방법을 배울 수 있다. 도구를 잘만 구사하면 손이나 발처럼 쓸 수 있다. 생각의 도구는 더욱 그렇다. 직관펌프에 딸린 여러 손잡이를 돌리면서 우리는 생각의 근거와 전제를 의심해보는 힘을 키우게 된다. 직관펌프는 내가 정확이 아는 것이 무엇인지, 상대가 정확히 어떤 생각과 이야기를 하는지, 정밀하고 꼼꼼하게 또한 이성적이며 과학적으로 점검할 수 있는 생각의 매뉴얼이다. 리처드 도킨스의 말마따나 데닛의 직관펌프는 “머리를 단단한 망치로 내려치는” 지적 자극제다.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깊은 지식의 도구, 직관펌프

2015년판 천일야화로 알려진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은 데닛의 용어를 빌리자면 생각하는 법을 잊게 하는 가짜 생각도구다. 여전히 우리는 지식을 씹을 줄 모르고, 어떤 맛인지 알지도 못한다. 지식의 이름과, 지식의 칼로리만 알 뿐이다. 또한 그 지식이 멀쩡한지, 상한 것인지 판단할 수도 없다. 제대로 소화된 내 생각을 말할 수 없는 허울 좋은 얕은 꼼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생각을 해야 한다. 생각을 해야 온전히 살아갈 수 있다. 이제 지구 최고의 지식요리사가 마련한 77가지 상상력 확장기와 집중력 유지기를 통해 단단한 지적 근육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직관펌프는 철학자 데닛 버전의 이솝우화다. 이솝우화는 철학자가 등장하기 전부터 많은 사람들에게 근사한 생각도구로 인정받았다. ‘늑대와 양치기 소년’, ‘개미와 베짱이’, ‘여우와 신 포도’처럼 쉽지만 직관을 강타하는 이야기들은 그 이후에도 꾸준히 발명되었다. 좋은 직관펌프는 지금껏 지혜의 보고로 여겨지는 이솝우화와 같이 정교한 논증이나 분석보다 생생하고 정확하게 기억된다. 아래의 두 이야기를 살펴보자.

  1. 화이트 직소 퍼즐

아무것도 칠해지지 않은 직소 퍼즐이다. 퍼즐의 난이도는 매우 어렵다. 어떠한 단서도 없이 오직 퍼즐의 이음새만으로 맞춰야 하기 때문에 이걸 정말 맞추겠다고 덤비다간 인간성에 치명상을 입게 된다. 더군다나 모든 조각의 모양이 다르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무엇부터 손을 대야 할까. “뒤집어봐.” 데닛이 속삭인다. 알고 보니 당신 앞에 놓인 화이트 퍼즐은 일반적인 퍼즐을 뒤집은 것이었다. 이제 우리는 모나리자의 얼굴이나 밀레의 [이삭 줍는 사람들]을 완성할 수 있다.

  1. 기차 사이에 갇힌 새

서로 100킬로미터 떨어진 지점에서 두 기차가 마주보고 달려온다. 한 대는 시속 30킬로미터, 또 한 대는 시속 20킬로미터. 두 기차가 충돌할 때까지 새 한 마리가 그 사이를 시속 120킬로미터로 오간다. 기차가 충돌하는 순간까지 새는 몇 킬로미터를 날았을까? 240킬로미터잖아. 폰 노이만의 목소리다.(앨런 튜링의 아이디어를 컴퓨터로 구현한 계산 천재 폰 노이만!) 옆에서 무한급수를 더하는 힘든 방법으로 끙끙대던 동료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그리고 하나의 힌트가 등장한다. 기차가 충돌할 때까지 걸린 시간은? 우리는 직관적으로 정답을 알아차린다.

직관펌프가 작동하는 소리가 들리는가. 꽝! 우리는 화이트 퍼즐을 뒤집기만 하면 우리가 멋진 작품을 만들 수 있고, 새가 날아다닌 시간만 알아채면 복잡한 계산식이 필요 없다는 아이디어를 얻었다. 직관펌프와 77가지 생각도구를 익히고 나면 사물이나 상대의 논리의 전체상을 당황하지 않고 바라볼 수 있게 된다. 틈새를 보고, 경보음을 듣고, 쥐 냄새를 맡고, 잘못 디딘 걸음을 알아챌 수 있는 직관펌프는 생각의 무기다.

생각의 망원경, 생각의 현미경 1부에서는 폭넓게 사용할 수 있는 범용 생각도구를 설명한다. 간단한 생각도구로 한결 날카로운 감각으로 대화와 논쟁에 접근할 수 있다. 2~7부에서는 나머지 도구를 설명하되 도구 종류가 아니라 도구들이 가장 유용하게 쓰이는 주제에 따라 분류했다. 직관펌프와 생각의 도구를 발견하고 실험하는 주제는 데닛의 전공분야인 의미, 진화, 의식, 자유의지다. 일부 도구는 실제 소프트웨어로, 망원경이나 현미경이 맨눈의 능력을 확장하듯 맨상상력의 능력을 확장한다.

무가치, 무의미, 무기능에서 어떻게 가치, 의미, 기능이 나왔는가? 규칙에서 어떻게 의미가 나왔는가? 물질에 불과한 뇌에서 어떻게 의식이라는 특이한 현상이 나올 수 있는가? 자유의지는 존재하는가? 의식을 가진 기계는 가능한가? 과학과 종교는 양립 가능한가? 영미철학계에서 손꼽히는 지식요리사의 화려한 논증, 촌철살인의 유머, 그리고 강단 있는 설전을 담은 『직관펌프, 생각을 열다』를 통해 이제 우리도 제대로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지구 최고의 지식요리사 데닛’의 7가지 생각 손잡이 ‘삐걱거리는’ 손잡이를 돌려보자. 생각의 샘이 출렁거리며 새로운 생각의 문이 열릴 것이다.

  1. 자신의 실수를 이용하라

실수는 인간이 가진 커다란 지혜의 산물이다. 실수에 이르게 된 원인을 잘 살핀다면, 당신은 더 큰 기회 앞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맞설 수 있다.

  1. 쓰레기에 시간을 낭비하지 마라

스터전의 법칙이란 모든 것의 90%는 쓰레기라는 것이다. 어떤 분야, 장르, 학문, 예술 등을 비평해야 할 때 쓸 수 있는 규칙이다. 쓰레기에 시간을 낭비하고 야유 보낼 필요가 없다.

  1. “당연하다”를 찾아라

논란이 되는 글을 읽을 때 시간과 노력을 절약하면서 약점을 찾기 위해 “당연하다”가 사용된 부분을 검색하자. 이것은 저자가 독자로 하여금 어떤 부분을 자신처럼 확신하게 만드는 논리의 위험한 함정이다.

  1. 질문 형태로 된 주장을 주의하라

자신의 주장을 질문형태로 표현하는 것은 이 질문의 답이 너무나 명백하다는 사실에 모두 동의하기를 바란다는 뜻이다. 명백해 보이는 질문에 명백하지 않은 부분이 숨어 있다. 명백하지 않은 답을 찾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1. 필요한 것보다 더 많은 가정을 하지 마라

현상에 대해 간단한 설명이 가능할 때 복잡하고 터무니 없는 이론을 세울 필요는 없다.

  1. 웃는 얼굴로 싸워라

논쟁중 상대방의 모순을 지적하고 그를 웃음거리로 만들고 싶은 마음을 자제해야 한다. 1 상대방의 입장을 더 명확하고 정당하게 정리해줄 것 2 서로 동의한 부분들을 명시할 것 3 상대방으로부터 배운 것은 꼭 표현할 것 4 위의 규칙을 지킨 후 상대방을 반박하거나 비판할 것

  1. 심오로운 함정(Deepities)을 조심하라

‘디프티(Deepity)’는 모호하게 말함으로써 심오한 진실을 담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주장들이다. 디프티의 간단한 예는 이런 것이다. “사랑은 단어일 뿐이야.”

추천평

지구 최강의 지식인이 직관펌프를 통해 길어 올린 생각도구들을 우리 일반인들에게 전수해준다. 이 책을 놓치면 문명 전체에 손해가 된다. 장대익

일을 쉽게 하려면 도구가 필요한데, 사고를 도와주는 생각도구는 없을까 이 책은 직관펌프를 비롯해 77가지나 되는 다양한 생각도구를 알려준다. 직관펌프는 설정된 상황에 조금씩 변화를 주면서 그때마다 어떤 상이한 직관이 도출되는지 비교하는 사고실험이다. 철학자 대니얼 데닛은 이런 생각도구를 이용해 진화와 인지, 의식, 자유의지 등 묵직한 주제를 능숙하게 요리한다. 내가 읽은 철학책 중 가장 기상천외하고 풍부하며 독창적이다. 이형열

내가 읽은 최신의, 최고의 책이다. 나는 데닛을 위대한 생각의 샘으로 여기며 그의 작업은 항상 상상 이상의 흥분을 불러일으킨다. 그의 생각하는 방법을 전적으로 존경하고, 그가 핵심에 다가서기 위해 사용하는 은유의 언어에 곧잘 감화된다. 그가 구사하는 은유는 당신의 머리를 망치로 내려치는 듯한, 깜짝 놀랄 만한 자극을 던져줄 것이다. 리처드 도킨스

현존 최고의 철학자, 제2의 버트런드 러셀. 대니얼은 기존 철학자와 달리 신경과학, 언어학, 인공지능, 컴퓨터학, 심리학을 두루 섭렵했다. 그는 철학자의 역할을 재정의하고 재구성하고 있다. 마빈 민스키

철학자의 역할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주제에 통찰과 관점을 제공하는 것이다. 데닛은 그 이상의 철학자다. 로저 섕크

미국에서 가장 폭넓게 읽히고 가장 논쟁적인 살아 있는 철학자. 직관펌프는 지난 100 년의 철학과 과학 분야에서 가장 뜨겁고 커다란 질문에 대해 데닛이 정교하게 갈고닦은 근본적인 대답이다. 《뉴욕 타임스》

보기 드문 독창성, 엄밀성, 위트를 겸비한 철학자 《월 스트리트 저널》

진화생물학과 인지과학의 최전선에 선 대가의 흥미로운 지적 탐험 《반스 앤 노블》

대니얼 데닛 2013 "의식의 수수께끼를 풀다"

(대니얼 데닛 2013)

  • 신경생물학자, 인지심리학자, 인공지능 학자와 수년 동안 교류하고 협력한 최고의 결과물로, 인간의 의식을 전면적으로 탐구하고, 의식에 대한 새롭고 획기적인 시각을 제시하는 책이다. 대니얼 데닛은 자신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이 책에서 의식에 관한 철학자들의 통...
  • Consciousness Explained

Related-Notes

References

대니얼 데닛. 2013. 의식의 수수께끼를 풀다.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1117120.

———. 2015. 직관펌프, 생각을 열다. Edited by 장대익. Translated by 노승영.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7621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