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스토리
- 원자폭탄 만들기를 여기 추가. 번역해서 듣는 중
- 계속 시도하다가 듣는 중
- 생성
관련노트
관련메타
BIBLIOGRAPHY
리처드 로즈. (n.d.). 원자 폭탄 만들기. Retrieved November 18, 2025, from https://www.yes24.com/product/goods/346210
제임스 글릭. (1992). 파인먼 평전 - 괴짜 물리학자가 남긴 현대 물리학의 위대한 이정표.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17120896
제임스 글릭. (2008). 아이작 뉴턴. https://www.yes24.com/product/goods/3070428
제임스 글릭. (2013). 카오스 : 새로운 과학의 출현. https://www.yes24.com/product/goods/8949034
제임스 글릭. (2017). 인포메이션: 인간과 우주에 담긴 정보의 빅히스토리 (박래선 & 김태훈, Trans.). https://www.yes24.com/Product/Goods/35243316
제임스 글릭. (2019). 타임 트래블 - 과학과 철학, 문학과 영화를 뒤흔든 시간여행의 비밀 (노승영, Tran.). https://www.yes24.com/product/goods/74030461
저 : 제임스 글릭 (James Gleick)
저술가이자 기자이며 에세이 작가이다. 1954년에 태어나 하버드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다. 10년 동안 「더 뉴욕 타임스」에서 편집자와 기자로 지내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뒤, 과학과 기술을 주제로 기고문과 책을 쓰는 일에 전념하고 있다. 방대한 자료를 치밀하게 조사·연구하여 신선한 시각으로 종합하고 의미 깊은 내용을 특유의 어법으로 정확하면서도 흥미진진하게 전달하는 솜씨로 정평이 난 작가다. 1989년에서 1990년에는 프린스턴에서 초빙 교수로 강의를 하기도 했다.
『카오스』는 글릭이 쓴 첫 책으로 ‘나비 효과’라는 개념을 전 세계인에 각인시킨 책이다. 뿐만 아니라 프랙탈, 로렌츠 끌개, 망델브로 집합, 쥘리아 집합 등의 개념을 일반인들도 알기 쉽게 해설해, 교양과학서로는 이례적으로 세계적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며 미국에서만 100만 부 이상이 팔렸다. 과학자들의 생애와 과학에 대해 주로 글을 쓰는 글릭은『뉴욕타임스 매거진』에 미첼 파이겐바움, 스티븐 제이 굴드, 더글러스 호프스태터, 브누아 망델브로 등에 대해 썼고, 이 외에도『뉴요커』『슬레이트』『워싱턴포스트』에 글을 썼다. 또한 Best American ScienceWriting 시리즈의 초대 편집자를 지내기도했다.
저서는 『아이작 뉴턴』, 『천재:리처드 파인만의 삶과 과학』, 『카오스:현대 과학의 대혁명』, 『빨리 빨리! 초스피드 시대의 패러독스』, 『What Just Happened:A Chronicle from the Information Frontier(정보혁명, 정말 무슨 일이 일어났나)』 등이며, 이중 『아이작 뉴턴』은 2004년에 『카오스』는 1988년에 퓰리처상 최종후보작으로 선정되었다. 현재 이 저서들은 30개 국어로 널리 번역되었다. 그는 현재 뉴욕에 살고 있다.
인포메이션: 인간과 우주에 담긴 정보의 빅히스토리
- 제임스 글릭 박래선 and 김태훈
- Information: A History, A Theory, A Flood
책소개
정보, 통신, 수학, 암호, 언어, 심리, 철학, 유전, 진화, 컴퓨터, 양자역학, 구글, 스마트폰까지 클로드 섀넌, 앨런 튜링, 비트겐슈타인, 리처드 도킨스 등 다채로운 인물들, “정보의 역사와 이론 그리고 정보 혁명의 함의까지 소개하는 야심 찬 책”
인터넷과 SNS, 메신저 등의 발달로 자신의 생각, 의견, 감정 등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고 소통하는 것은 지금 시대에는 일상이 되었다. 그 누구라도 컴퓨터 혹은 스마트폰만 가지고 있으면 세계 어느 나라든 실시간으로 정보 전달과 소통이 가능한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전기통신이 출현하기 전에는, 멀리 떨어져 있는 곳에 ‘소식’이나 ‘정보’를 전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아프리카의 원주민들은 북을 둥둥 쳐서 그 북소리로 멀리 있는 사람에게 의사를 전달하고, 조선시대에는 파발이나 봉화로 적의 침입이나 긴급한 사안을 알리기도 했다. 서찰을 쓴 뒤 사람을 시켜 며칠을 걷게 해 직접 전달하는 방법도 자주 이용했다. 하지만 19 세기 유럽에서 전신이 발명되면서 소통과 통신은 거대 전환점을 맞이했다. 전화, 팩스, 인터넷, 스마트폰 등 우리가 현재 사용하는 이 편리한 소통의 도구들은 어떻게 발명되고 발전하게 된 것일까?
이러한 인류의 소통과 정보 교환, 정보의 역사와 이론에 관해 자세하고도 치밀한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 바로 『인포메이션』이다. 이상욱 교수(한양대학교 철학과)는 이 책을 추천하면서 “정보란 단순히 편지에 담긴 메시지나 컴퓨터가 처리하는 데이터가 아니라 우주가 존재하는 궁극적인 모습이다. 정보의 역사와 이론 그리고 정보 혁명의 함의까지 소개하는 야심 찬 목표를 훌륭하게 성취했다”라고 말한다. 한마디로 이 책은 ‘인간과 우주에 담긴 정보의 빅히스토리’를 이야기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비트에서 존재로 - 김상욱
제 1 장 말하는 북 - 코드가 아닌 코드
제 2 장 말의 지속성 - 마음에는 사전이 없다
제 3 장 두 개의 단어집 - 글의 불확실성, 철자의 비일관성
제 4 장 생각의 힘을 기어 장치에 -보라, 황홀경에 빠진 산술가를!
제 5 장 지구의 신경계 -몇 가닥 초라한 전선에서 무엇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제 6 장 새로운 전선, 새로운 논리 -다른 어떤 것도 이보다 미지에 싸인 것은 없다
제 7 장 정보이론 -내가 추구하는 것은 평범한 두뇌일 뿐입니다
제 8 장 정보로의 전환 -지성을 구축하는 기본 요소
제 9 장 엔트로피와 그 도깨비들 -섞인 것을 휘저어 나눌 수 없어요
제 10 장 생명의 고유 코드 -유기체의 완전한 설명서는 이미 알에 적혀 있습니다
제 11 장 밈 풀 속으로 -당신은 나의 두뇌를 감염시킨다
제 12 장 무작위성의 감각 -죄악의 상태에 빠져
제 13 장 정보는 물리적이다 -비트에서 존재로
제 14 장 홍수 이후 -바벨의 거대한 앨범
제 15 장 매일 새로운 뉴스 -그리고 비슷한 뉴스
에필로그 - 의미의 귀환
카오스 : 새로운 과학의 출현
책소개
- 전 세계인에게 ‘나비 효과’를 각인시킨 『카오스』20주년 기념판 완역
- 과학계의 환원주의에 대한 반격 그리고 과학을 ‘지상으로 끌어내린 과학혁명’
카오스를 한마디로 하면, 바로 ‘무질서 속의 질서’이다. 다시 말하면, 우리가 발견하는 질서 속에서 혼돈이 있으며, 혼돈 속에도 질서가 있다는 것이다. 대류나 진자의 운동, 난류에는 거의 모든 것을 이해했다고 여겨 더 이상 연구하지 않는다. 하지만 카오스 연구자들은 이렇듯 가장 단순한 진자의 운동이나 대류의 굴림 운동에도 우리가 예측할 수 없는 무질서가 존재함을 발견한다. 이른바 선형성에 한정된 과학으로는 설명하고 예측할 수 없는 현상들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런 무질서 속의 질서, 예측 불가능성, 비선형 과학을 가장 잘 표현하는 것들이 바로 이들에 의해서 고안된 나비 효과나 프랙탈, 이상한 끌개, 분기와 같은 개념들이다.
카오스 혁명을 이끌었던 사람들은 과학의 변방에서 나왔다. 토머스 쿤의 표현을 빌려 말하면, 이들은 정상과학의 테두리 안에서 단순히 기존 과학의 문제만 풀이하던 사람들이 아니었던 것이다. 책에는 이렇듯 과학계의 변방에 있던 사람들이 어떻게 사상적 씨앗을 뿌렸으며, 기성 과학에서는 어떻게 반응을 보였는지 또 어떻게 과학계에 새로운 혁명을 일으켰는지를 극적으로 풀어낸다. 또한 카오스 이론은 등장한 이래로 수없이 많은 분야에 영향을 끼쳤다. 이제는 대중들의 상투어가 되어버린 카오스 이론의 핵심 개념들을 가장 명쾌하고 대중적으로 소개한다.
한국에서도 수십만 부가 팔린 이 책의 기존 한국어 번역본에 대한 아쉬움은 이루 말로 할 수 없을 정도였다. 카오스 과학이 출현하기까지 과학의 전반적 역사, 카오스 연구자들의 삶과 과학을 소설처럼 흥미진진하게 그린 이 책의 맛을 살려내는 데 여러 가지로 부족했기 때문이다. 아니 글의 맛은 둘째 치고 부정확하고 일관성 없는 용어 번역, 원문 누락, 오역 등으로 많은 아쉬움이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20여 년간 카오스를 연구한 카오스 전공자의 꼼꼼한 감수, 지은이의 유려하고 흥미진진한 문체를 살린 번역으로 독자들이 한층 더 편안하게 카오스 이론을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제1장 나비 효과
- 에드워드 로렌츠와 날씨 모델
- 컴퓨터 이상?
- 장기 예측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 무작위성으로 가장한 질서를 다
- 비선형성의 세계
- “우리가 완전히 잘못 알았습니다.”
제2장 혁명
- 혁명은 보는 방식을 바꾼다
- 진자시계, 스페이스 볼, 그네
- 스메일의 편자
- 목성의 거대 붉은 반점의 미스터리가 풀리다
제3장 생명체의 번성과 감소
- 야생동물의 개체수를 모델링하다
- 자연의 본질은 비선형적이다
- 갈퀴 분기
- 소련 과학자와의 만남
- 카오스로 만든 영화와 구세주적 논문
제4장 자연의 기하학
- 면화가격의 변동
- 피난민 망델브로
- 전송 오류와 들쭉날쭉한 해안선
- 새로운 차원
- 프랙탈 기하학의 기괴함
- 지진과 지표면에서의 프랙탈
- 구름에서 혈관까지
- 이론가와 박물학자
- ‘한 알의 모래에서 세계를 본다.‘
제5장 이상한 끌개
- 하느님께 묻고 싶다
- 이론물리학자와 실험물리학자
- 회전하는 실린더 사이의 흐름
- 난류에 대한 다비드 뤼엘의 생각
- 위상공간 안의 고리
- 뢰슬러의 소시지
- 천문학자의 사상
- 은하계의 카오스
제6장 보편성
- 로스앨러모스에서의 새로운 시작
- 재규격화군 이론
- 색의 비밀을 풀다
- 수치실험의 등장
- 파이겐바움의 돌파구
- 보편성 이론
- 논문게재 거절 편지
- 코모 회의
- 구름과 그림
제7장 실험물리학자
- 작은 상자 속의 헬륨
- ‘단단한 것의 부드러운 피어오름’
- 자연에서의 흐름과 형태
- 리브샤베르의 자연을 훔쳐보다
- 실험과 이론이 만나다
- 1차원에서 다차원으로
제8장 카오스의 형상들
- 복소평면
- 뉴턴법의 놀라움
- 망델브로 집합: 싹과 덩굴
- 예술과 상업과 과학이 만나다
- 프랙탈 유역 경계
- 카오스 게임
제9장 동역학계 집단
- 산타크루스와 1960년대
- 아날로그 컴퓨터
- 이것이 과학입니까?
- 과학계의 아웃사이더들
- 예측 불가능성을 측정하다
- 정보이론
- 미시 축척에서 거시 축척까지
- 수도꼭지의 물방울
- 반역자에서 물리학자로
- 한 시대가 저물다
제10장 내적 리듬
- 모델에 대한 오해
- 복잡한 신체
- 동역학적 심장
- 생체시계의 재조정
- 치명적인 부정맥
- 병아리의 심장조직과 비정상적 박동
- 건강함으로서의 카오스
제11장 카오스와 그 너머
- 새로운 신념, 새로운 정의
- 열역학 제2법칙과 눈송이 퍼즐, 그리고 신의 주사위 놀이
- 기회와 필연성
아이작 뉴턴
- Isaac Newton
책소개
많은 사람들이 가장 위대한 과학자로 뉴턴을 꼽지만, 뉴턴만큼이나 신비화되고 오해된 인물도 찾기 힘들 것이다. 그동안 뉴턴이나 그이 이론을 소재로 삼은 책은 헤아릴 수 없이 많지만 대부분의 서술은 1차 자료에 기반한 것이 아니라 2차, 3차 사료를 토대로 삼았다. 따라서 어디까지가 진짜이고, 어디부터가 허구인지 구분하기도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었다. 그에 비해 글릭은 거의 1차 사료에 근거해서 이 책을 쓰고 있다.
글릭이 이 책에서 서술하려는 첫 번째 목표는 ‘있는 그대로의 뉴턴’을 보여 주려는 것이었다. 그는 과학의 가장 위대한 인물로 칭송되었던 뉴턴의 또 다른 면모를 숨기지 않고 드러낸다.
목차
- 제1장 어떤 직업이 그에게 맞을까?
- 제2장 몇 가지 철학적 의문들
- 제3장 운동에 의한 문제 해결
- 제4장 거대한 두 궤도
- 제5장 신체와 감각
- 제6장 가장 주목해야 할 발견이 아니라면 가장 기이한 발견
- 제7장 저항과 반발
- 제8장 회오리바람 속에서
- 제9장 모든 것은 부패한다
- 제10장 이단, 신성모독, 우상숭배
- 제11장 제1원리
- 제12장 모든 물체는 유지한다
- 제13장 그는 다른 사람과 같은가?
- 제14장 그 누구도 자신의 증인이 되지는 못한다
- 제15장 냉혹한 정신
타임 트래블 - 과학과 철학, 문학과 영화를 뒤흔든 시간여행의 비밀
- Time Travel
- 제임스 글릭 노승영 2019
책소개
지적인 독자들을 만족시킬 제임스 글릭의 화려한 스토리텔링, 인문학과 과학을 가로지르는 가장 완벽한 시간여행 가이드
제임스 글릭이 쓴 『카오스』(동아시아, 2013)는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교양과학서’로 평가받으며 전 세계인에게 ‘나비 효과’를 각인시키고 미국에서만 100만 부 이상 팔린 교양과학서의 전설적인 베스트셀러다. 이후 [뉴욕 타임스], [타임], [LA 타임스] 올해의 책에 선정된 『인포메이션』(동아시아, 2017)에서도 과학과 철학은 물론, 정보 통신, 수학, 암호, 언어, 심리, 유전, 진화, 과학사, 생물학 등을 넘나들며 극찬받았다. 이번 『타임 트래블』에서는 과학, 철학, 수학, 영화, TV 드라마, 펄프 잡지까지 다루며 과학교양서의 지평을 넓힌다.
이 책에는 지적인 독자들을 유혹할 만한 수많은 떡밥이 곳곳에 뿌려져 있다. 괴델의 ‘시간성 폐곡선’ 개념을 소개하다가 아인슈타인의 논평을 덧붙인 뒤 [터미네이터]의 사례를 살펴보고, 호킹과 킵 손의 웜 홀에 대한 연구가 어떻게 [인터스텔라]와 이어지는지 이야기하다가 크리스 마커의 소설이자 영화 [환송대]를 리뷰하며 글을 마무리하는 식이다. 이 책은 과학과 철학, 문학과 다양한 예술 장르가 ‘시간여행’이라는 매개를 통해 어떻게 소통하고 교류했는지 흥미진진하게 보여준다.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글릭의 글쓰기는 독자들을 지적으로, 그리고 예술적으로도 한껏 자극할 것이다. 또한 믿고 보는 노승영 번역자의 깔끔하고도 재치 있는 번역도 읽는 맛을 더한다.
목차
- Ⅰ. 기계 Machine
- Ⅱ. 세기말 Fin de Siecle
- Ⅲ. 철학자와 펄프 잡지
- Ⅳ. 고대의 빛 Ancient Light
- Ⅴ. 타임 게이트 By Your Bootstraps
- Ⅵ. 시간의 화살 Arrow of Time
- Ⅶ. 강, 길, 미로 A River, a Path, a Maze
- Ⅷ. 영원 Eternity
- Ⅸ. 매장된 시간 Buried Time
- Ⅹ. 과거로의 여행 Backward
- ⅩⅠ. 역설 The Paradoxes
- ⅩⅡ. 시간이란 무엇인가? What Is Time?
- ⅩⅢ. 유일한 보트 Our Only Boat
- ⅩⅣ. 현재 Presently
책 속으로
20세기로 가는 반환점이 눈앞에 어른거렸다. 세기말은 종말론적 분위기를 풍겼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아직 뮌헨의 김나지움 학생이었다. 폴란드계 독일인 수학자 헤르만 민코프스키가 급진적 개념을 발표한 것은 1908년의 일이다. “따라서 공간과 시간 자체는 단순한 그림자로 사라질 운명이며 둘의 조합만이 독립적 실재를 간직할 것이다.” H. G. 웰스가 그곳에 처음 도달했지만, 민코프스키와 달리 우주를 설명할 생각이 없었다. 기막힌 이야깃거리에 맞는 그럴듯한 문학적 장치를 만들고 싶었을 뿐이다. --- p.18
시간여행은 대중문화의 전유물이 아니다. 시간여행 밈은 없는 곳이 없다. 신경과학자들은 마음시간여행(전문 용어로는 시간감각chronesthesia)을 연구한다. 학자들이 변화와 인과의 형이상학을 거론할 때면 시간여행과 그 역설이 반드시 등장한다. 시간여행은 철학에 파고들며 현대물리학을 감염시킨다. --- p.36
그리하여 문학적 소설과 구별되는, 또한 열등하다고 치부되는 장르로서의 과학소설이 탄생했다. 탄생 장소는 만평이나 포르노그래피와 별반 다르지 않은 쓰레기 잡지였다. 하지만 이와 함께 탄생한 문화적 형태와 사고방식은 금세 (쓰레기로 치부할 수 없을 만큼) 위상이 높아졌다. 킹즐리 에이미스는 얼마 지나지 않아 이렇게 썼다. “1930년에 과학소설을 쓴 사람은 괴짜나 글품팔이였을 테지만, 1940년이 되자 버젓한 정상인 취급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여러분은 이제 어엿한 매체가 된 과학소설과 함께 성장한 첫 세대의 일원이었다.” 펄프의 지면들 사이에서 시간여행의 이론과 실제가 꼴을 갖추기 시작했다. 잡지에는 소설 말고도 꼼꼼한 독자의 편지와 편집자의 글이 실렸다. 역설이 발견되면 지면에 실렸다(쉬운 일은 아니었다). --- p.90
고고학은 과거뿐 아니라 미래를 생각하는 데에도 한몫했다. 설형문자 점토판은 비밀을 담은 채 사막의 모래 속에서 나타났다. 또 다른 상징물인 로제타석은 대영박물관에 소장되어 있었는데, 수십 년 동안 아무도 해독하지 못했다. 혹자는 미래를 향한 메시지라고 주장했으나, 사실이 아니었다. 로제타석은 빠르게 유포하기 위한 것이었다. 왕이 내리는 칙령으로, 죄인을 석방하고 세금을 탕감한다는 내용이었다. 고대인들에게는 미래의식이 없었음을 명심하라. 그들은 우리가 8113년 사람들을 생각하는 것만큼도 우리를 생각하지 않았다. 이집트인들은 내세로 가는 길을 위해 보물과 유물을 보존했지만, ‘미래’를 기다리지는 않았다. 그들의 마음속에 있는 장소는 다른 곳이었다 --- p.201
드와이어에 따르면 그들은 모두 똑같은 오류를 저지르고 있다. 그들은 시간여행자가 과거를 바꿀 수 있다고 상상한다.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날 수 없다. 드와이어는 시간여행으로 생기는 다른 난점―역행인과backward causation(결과가 원인에 선행하는 것)와 존재증식entity multiplication(시간여행자와 타임머신이 제2의 자신과 마주치는 것)―은 받아들인다. 하지만 이것만은 안 된다. 그가 말한다. “시간여행에 다른 무엇이 수반되더라도 과거를 바꾸는 것은 이에 결부되지 않는다.” --- p.256
공간을 멀리까지 빠르게 여행할 수 있는데 시간여행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역사를 위해. 미스터리를 위해. 향수를 위해. 희망을 위해. 우리의 잠재력을 확인하고 기억을 탐색하기 위해. 우리가 살았던 삶, 유일한 삶, 하나의 차원, 처음부터 끝까지에 대해 후회하지 않기 위해. --- p.339
출판사 리뷰
SF에서 탄생한 시간여행이 과학과 철학, 문학을 감염시키다!
시간여행, 시간여행자, 타임머신은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한 개념이다. 누구도 시간여행자나 타임머신을 본 적이 없지만, 어떻게 가능한지 알지 못하지만, 우리는 시간여행 이야기를 즐기고 이해한다. 처음부터 그랬을까? 그럴 리 없다. 지금 보면 아주 사소한 이야기에서 이 모든 역설과 혼란이 시작되었다. H. G. 웰스의 소설 『타임머신』이다.
필비는 대답하는 대신 생각에 잠겼다. 그러자 시간여행자가 말을 이었다. “실제로 존재하는 입체는 네 방향으로 연장된 부분을 가져야 합니다. 네 방향이란 길이와 너비와 두께 그리고 지속 시간이지요.”_(『타임머신』 중에서)
시간이 네 번째 차원이라는 사소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시간여행’이라는 개념은 이후 격렬한 논쟁의 대상이 되었다(웰스가 『타임머신』을 발표한 것은 1895년으로, 이때 아인슈타인은 아직 김나지움에 다니는 학생이었다). 많은 과학자와 철학자, 소설가, 영화감독이 이 논쟁에 참여하거나 자극받았다. 이 논쟁에 참여하거나 의견을 보탠 사람들의 목록을 보면, 이게 얼마나 관심을 많이 받은 주제인지 알 수 있다. 아인슈타인, 파인먼, 호킹 같은 과학자에서부터 베르그송, 더밋 같은 철학자, 보르헤스, 하인라인, 아시모프 같은 소설가, 우디 앨런 같은 감독까지, 시간여행은 우리의 지적이며 예술적인 호기심을 모두 자극했다. 생각해보라. 시간여행이 발명되지 않았다면 [빽 투 더 퓨쳐]도, [터미네이터]도, [인터스텔라]도 없었을 것이다. [어벤져스 4: 엔드게임]이나 [해리포터]도 최소한 지금과 같은 내용은 아니었을 것이다. 시간여행에 어떤 특별한 점이 우리를 그렇게 사로잡았을까? 『제임스 글릭의 타임 트래블』은 시간여행이라는 개념이 왜 우리를 사로잡았는지, 세상을 얼마나 바꾸었는지 흥미롭게 보여준다.
역설에서 발견한 시간의 본질, 시간여행의 역설은 왜 발생하는가?
우리는 시간여행 이야기에 너무 익숙해서 별다른 문제를 느끼지 못하지만, 웰스의 소설에서 시간여행이라는 개념을 처음 접했던 사람들은 한 번쯤 이렇게 물었을 것이다. 이게 말이 돼? 말이 안 된다고 주장하려면 왜 말이 안 되는지 설명해야 한다. 컬럼비아대학교 월터 피트킨 교수는 “현대 픽션에서 이끌어낸 경박한 사례”라고 시간여행을 혹평하며 그것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그 이유 가운데 한 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시간은 일정한 속도로 흐르며, 이 속도는 누구에게나 어디에서나 같아야 한다. “두 물체나 계의 시간적 이동 속도나 변화 속도가 다를” 수는 결단코 없다.
이 책에 따르면, “피트킨은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베를린에서 어떤 악마를 불러내고 있는지 까맣게 몰랐다”. [인터스텔라]를 본 사람이라면 어렴풋이 알고 있겠지만 시간은 상대적이다. 빛의 속도는 초속 2억 9,979만 2,458미터로 일정한데, 빛의 속도가 절대적이라면 시간 자체는 절대적일 수 없다. 아인슈타인은 우리가 완벽한 동시성, 즉 두 사건이 동시에 일어날 수 있다는 가정에 대한 믿음을 버려야 한다고 결론 내린다. 소설과 철학이 대결하자, 물리학이 소설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시간여행이라는 허무맹랑한 개념이 시간의 본질을 밝혀주는 단서가 된 것이다. 시간은 상대적이라서 저마다 다르게 흐른다고 치고, 과거로 가는 시간여행은 어떤가? 수학의 불완전성을 증명했으며 아인슈타인의 친구였던 수학자 쿠르트 괴델은 이렇게 말한다. “이 세계에서는 과거로 여행하는, 또는 과거를 경험하는 것이 이론적으로 가능하다.” ‘이론적으로 가능’하지만 이 경우에는 제약이 있다. 과거를 바꿀 수는 없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시간여행자가 돌아가서 자기 할아버지를 죽일 수는 없다. 모순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수학적으로는 이런 식의 시간여행이 가능할지 모르지만, 스티븐 호킹은 ‘순서보호가설’이라는 그럴싸한 이론을 제시하며 물리학적으로는 과거로 가는 시간여행이 일어나기 어렵다고 말한다. 심지어 그 가설의 증거도 제시한다. 호킹이 말하길, “우리가 미래에서 온 관광객 무리에게 침략당하지 않았다는 사실로 보건대 이 가설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실험 증거가 있다”. 우리가 미래에서 온 시간여행자를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시간여행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소설 속 이야깃거리에서 시작한 시간여행은, 수학과 물리학의 거쳐 지적인 탐구의 대상이 되었다.
누구나 안다고 생각했지만 아무도 몰랐던 비밀 시간이란 무엇일까?
시간이 무엇인지 누구나 안다. 우리는 시간 속에 살고 있으니까. 시간에 맞춰 알람도 맞추고 약속도 잡으니까. 우리는 시계를 가지고 시간을 수량화하는 데 익숙한데, 여기서 그럴듯한 정의가 도출된다. 시간은 시계가 측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시계란 무엇일까? 시간을 측정하는 장치다. 어? 뭔가 이상하다. 요즘 물리학자와 철학자 사이에서는 심지어 시간이 ‘실재’인지, 시간이 ‘존재’하는지, 묻는 것이 유행이다. 학회와 심포지엄에서 논쟁이 벌어지고 책에서 분석이 시도된다. 우리의 상식과 감각에 따르면 시간은 당연히 존재하는 것이고 시간이 없으면 우리가 존재할 수도 없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시간이 흐른다’라는 것이 우리의 착각이라면? 우리가 그렇게 생각할 뿐이라면? 글릭은 시간에 관한 현대물리학의 주류 견해를 이렇게 정리한다.
- 물리 방정식에는 시간의 흐름을 입증하는 증거가 전혀 없다.
- 과학 법칙은 과거와 미래를 구별하지 않는다.
- 따라서―이거 삼단 논법인가?―
- 시간은 실재하지 않는다
아인슈타인은 “물리학을 믿는 우리에게 과거, 현재, 미래의 구분은 끈질기게 퍼진 망상일 뿐이니까요”라고 말했고, 프리먼 다이슨은 “물리학에서 시공간의 과거, 현재, 미래 구분은 환상이다”라고 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시간이 환상일 뿐이라고? 도대체 어쩌다가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된 걸까? 제임스 글릭은 이 책에서 현재 논의되고 있는 시간의 본성, 시간의 특징을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낸다. 이 과정에서 시간의 정체와 의미, 그리고 ‘실재’란 무엇인가 관해 고민할 수 있다. 어려운 과학 이론을 이야기로 풀어내어 독자들이 흥미를 가지고 접할 수 있도록 하는 것, 그러한 독서에서 지적인 짜릿함을 느끼게 하는 것은 글릭만이 가진 특별한 능력이다.
왜 시간여행에 열광할까? 수많은 이를 유혹한 시간여행의 문학적 매력
시간여행은 소설에서 시작된 단순한 아이디어였다. 과학과 철학 등 여러 분야에 영향을 주었지만, 어쨌든 우리가 시간여행을 가장 많이 접하는 것은 문학과 영화, 드라마 등 시간여행에 관한 ‘이야기’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이렇게 시간여행 이야기에 매혹되는가?
문학은 시간을 모방하는데, 20세기까지는 주로 합리적이고 단순하고 직선적으로 시간을 모방했다. 책 속의 이야기는 대체로 시작에서 시작해 끝에서 끝났다. 더는 그렇지 않다. 우리는 더 발달한, 더 자유롭고 더 복잡한 시간감각을 진화시켰다. 소설에는 시계가 여러 개 있을 수도 있고, 아예 없을 수도 있고, 모순되거나 믿을 수 없는 시계, 뒤로 가거나 아무렇게나 회전하는 시계가 있을 수도 있다.
1930년대에 러시아의 비평가이자 기호학자 미하일 바흐친은 문학에서 시간과 공간이 분리될 수 없음을 나타내기 위해 ‘크로노토프(chronotope)’(‘시간-공간’이라는 뜻으로, 아인슈타인의 ‘시공간’을 노골적으로 차용했다) 개념을 창안했다. 문학에서는 시간과 공간이 서로 영향을 미친다. 물리학의 ‘시공간’과 문학의 ‘크로노토프’ 차이는, 시공간이 단지 시공간인 반면에 크로노토프는 상상력이 허락하는 만큼의 가능성을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우리는 복잡한 크로노토프를 받아들이면서 상상력의 영역을 확장시켰다. 이 미지의 영역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했고, 우리의 욕망을 투영했다. 영화 [빽 투 더 퓨쳐] 시리즈에서 마티 맥플라이는 부모의 과거를 찾아내야 한다. 영화 [터미네이터] 시리즈는 모두 엄마를 찾는―찾아서 죽이는, 또는 지키는―얘기다. “시간을 거슬러 부모가 되기 전의 부모를 만나보고 싶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엄마’와 ‘아빠’가 집안의 신화적 존재가 되기 이전 말이다.”
글릭은 공간뿐 아니라 시간도 여행하고 싶어 하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간결하게 정리한다. “역사를 위해. 미스터리를 위해. 향수를 위해. 희망을 위해. 우리의 잠재력을 확인하고 기억을 탐색하기 위해. 우리가 살았던 삶, 유일한 삶, 하나의 차원, 처음부터 끝까지에 대해 후회하지 않기 위해.”
저명한 교양과학 저술가인 제임스 글릭은 이 책에서 자신의 영역을 문학과 영화, 대중문화 일반으로 넓힌다. 이 책은 기존의 과학 독자뿐 아니라 인문학이나 문학 독자에게도 새로운 지적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리처드 파인먼 평전 - 괴짜 물리학자가 남긴 현대 물리학의 위대한 이정표
- GENIUS
- 제임스 글릭 1992
- @리처드파인만 #물리학자 #봉고 #계산이론
책소개
- 수식 너머에 존재하는 실체를 꿰뚫는 천재
- 역사에 남은 명강의를 남긴 탁월한 교육자
- 파격을 일삼는 매력적인 괴짜 물리학자
- 부와 명예를 거부한 노벨상 수상자
- 리처드 파인먼, 20세기 물리학의 역사가 되다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의 등장, 핵폭탄의 발명, 핵보다 더 작은 입자의 등장, 베타 붕괴, 우주왕복선 챌린저호 폭발 참사. 20세기 물리학은 어느 때보다 큰 번영을 누렸으며, 큰 비극을 안겨주었다. 곧 현대 물리학의 흐름은 20세기 인류의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지식이 홍수처럼 범람하여 인류를 원자보다 더 작은 세계부터 지구 밖 광활한 우주까지, 본래 지녔던 세계관을 극한으로 확장시켰다. 뉴턴 이후 300년 동안 이어져 온 시간과 물질을 보는 관점이 바뀌었으며, 물리학자들의 손에서 전쟁이 끝났다. 전쟁 이후 핵물리학은 더 작은 입자를 찾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들여 입자가속기라는 장비를 만들었고, ‘비대칭적’으로 붕괴하는 입자들을 발견했다. 그리고 지구 밖 달로 향했던 7명의 우주인이 하늘의 별이 되었다. 이 모든 이정표에 이름을 새긴 위대한 과학자가 바로 리처드 파인먼이다. 세상을 보는 시선이 바뀐 시대, 한 천재의 삶에 인류의 지평이 팽창된 역사적인 순간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19세기까지 물리학의 거점은 독일을 중심으로 한 유럽이었다. 하지만 두 번의 큰 전쟁으로 물리학의 거점이 유럽에서 미국으로 옮겨졌다. 미국은 독일에서 망명한 아인슈타인을 앞세워 세계 물리학의 최전방이 되길 원했다. 1918년 뉴욕에서 태어나 1988년 캘리포니아에서 세상을 떠난 리처드 파인먼은, 매사추세츠 공과대학(이하 MIT)과 프린스턴에서 전자(e)의 작용이 최소작용의 원리를 따른다는 것을 밝혀 양자역학과 상대성이론 사이의 연결고리를 발견했으며, 코넬에서 파인먼 다이어그램을 고안해 입자 간 상호작용 방식을 단순화시켰고,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이하 캘테크)에서 오늘날 반도체 기술의 기반이 되는 양자전기역학을 완성했다. 프린스턴 대학원생 시절 참여한 맨해튼 프로젝트에서는 스물일곱 젊은 나이에도 팀을 이끌며 수백 명의 과학자 사이에서 압도적 기량을 뽐냈다. 온몸에 암세포가 퍼져 몇 번씩이나 큰 수술을 받는 순간에도 끈이론 연구를 이어갔으며, 죽기 직전까지 챌린저호 참사의 진상을 밝혔다.
파인먼의 천재성은 단지 물리학, 양자역학 분야에 그치지 않았다. 나노기술의 최초 아이디어를 제안한 사람이었으며, 친구였던 분자생물학자 막스 델브뤽의 연구실에서 DNA 돌연변이 기제를 밝히는 데 실마리를 제공하기도 했다. 만약 양자컴퓨터가 등장한다면 이 아이디어의 시초에서 파인먼의 이름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어느 인터뷰에서 파인먼은 ‘대재앙이 발생해 후대에 단 하나의 문장으로 다음 세대에 최대한의 정보를 전달해줘야 한다면 무엇이라 남길 것인가’라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모든 것은 원자로 구성되어 있다.” 그가 남긴 이 한 문장에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지, 그의 삶을 통해 인류의 빛나는 지성을 읽자.
목차
파로커웨이
- 시골도 도시도 아닌 곳
- 탄생과 죽음
- 그럴 만한 값어치가 있다
- 학교에서
- 만물은 원자로 구성되어 있다
- 진보의 20세기
- 리처드와 줄리언
MIT
- 최적경로
- 공학도의 사회성 키우기
- 최신 물리학
- 기계공
- 파인먼 군은 물론 유대인입니다만
- 분자 내부의 힘
- 학비가 아깝지는 않을까요?
프린스턴
- 격식이 판치는 동네
- 종이접기와 리듬
- 스프링클러의 미스터리
- 합리주의자
- Mr. X와 시간의 본질
- 양자역학과 최소작용 원리
- 아우라
- 폐결핵
- 전쟁준비
- 맨해튼 프로젝트
- 논문 마무리
로스앨러모스
- 까만 서류가방을 든 남자
- 연쇄반응
- 전함과 쾌속 어뢰정
- 확산
- 머리로 계산하기
- 기계로 계산하기
- 울타리 안에서
- 마지막 봄날
- 헛된 희망
- 핵 공포
- 때를 기다릴 거야
- 우리 과학자들은 영리하다
코넬
- 평온한 대학
- 현상은 복잡해도 법칙은 단순하다
- 그들은 모두 잿더미나 다름없지
- 마음의 장벽 주위로
- 무한대 줄이기
- 다이슨
- 제멋대로 그림을 넣고 생각하여 시각화한 것
- 슈윙어의 영예
- 제 기계장치는 너무나 먼 곳에서 왔습니다
- 또한 파인먼이 발표한 이론이 있었다…
- 프리먼 다이슨과 함께한 국토 횡단
- 오펜하이머의 단념
- 다이슨 그래프, 파인먼 다이어그램
- 머나먼 우화 속 나라로
캘테크
- 코파카바나에서 온 사기꾼
- 아, 여인들의 사랑이란!
- 물리학과 함께 미래로
- 양자액체
- 새로운 입자, 새로운 언어
- 머리 겔만
- 천재를 찾아서
- 약한 상호작용
- 가정적인 삶으로
- 양자전기역학에서 유전학으로
- 허깨비와 벌레
- 밑바닥 공간
- 파인먼의 온갖 지식
- 탐험가와 관광객
- 스웨덴에서 주는 상
- 쿼크와 쪽입자
- 다음 세대를 위한 교육
- 영원히 지속될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
- 농담도 잘하시네!
- 기술이 불러온 참사
책 속으로
과학적 지식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 그중 파인먼의 주특기는 실용적 지식이었다. 파인먼에게 지식이란 ‘기술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하고 성취하는 것’이었다. 상당수의 물리학자들이 유럽 문명의 전통하에서 교육받고 성장했지만, 파인먼은 그림을 감상한 적이 없고 음악도 들어본 적이 없으며 교양서적은 물론 과학책마저도 읽지 않았다. 다른 과학자들이 그에게 뭐든 자세히 설명해주려고 하면 아주 질색하는 통에 그들을 몹시 당혹스럽게 만들곤 했다. 그래도 그의 학습 능력은 놀라워서 배워야 할 것은 어떻게 해서든 배우고야 말았다. 편견 없이 지식을 추구했다는 이야기이다. 안식년에는 생물학에 관심을 가져, 유전학자들이 DNA 변이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작지만 의미 있는 기여를 했다. 언젠가는 “길이 64분의 1인치 미만의 초소형 전기모터를 만들어 보라”라며 1,000달러의 상금을 공개적으로 내걸었다(실제로 상금을 줬다). 이처럼 일찌감치 초소형 기계의 가능성을 떠올린 덕분에 자칭 나노기술자라는 사람들의 지적 아버지가 되었다. --- p.28
성인이 된 파인먼은 과학자들에게 물었다. “대재앙이 일어나 모든 과학지식이 사라졌다고 합시다. 단 하나의 문장으로 다음 세대에게 가장 많은 정보를 전달해 줘야 한다면, 뭐라고 말할 건가요? 뭐라고 남겨야 우리가 이 세계에 대해 이해한 바를 가장 잘 전달할 수 있을까요?” 파인먼이 제시한 모범답안은 다음과 같다. “만물은 원자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원자란 끊임없이 움직이는 미세한 입자를 말하며 이 입자들은 어느 정도 떨어져 있으면 서로 잡아당기지만, 너무 바짝 다가서면 서로 밀치는 성질이 있다.” 그러고는 다음과 같이 부연설명을 달았다. “약간의 상상력과 사고력만 발휘해도 이 한 문장에 담긴 세계에 대한 정보가 엄청나다는 걸 알게 될 겁니다.” --- p.67
파인먼은 디랙의 논문을 계속 넘기다 특정 단어가 나올 때마다 동작을 멈추고 깊은 생각에 빠졌다. 유사체analogue라는 단어였다. “매우 간단한 양자 유사체가 존재한다”, “그것들은 고전적 유사체를 보유하고 있다”, “이제 이 모든 것의 양자 유사체가 어떠해야 하는지 쉽게 알 수 있다”…. 파인먼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옐레에게 물었다. “물리학 논문에 유사체가 웬말이죠? A식과 B식이 유사하다analogous면 결국 똑같다는 이야긴가요?”
“아뇨.” 옐레가 정색을 하며 말했다. “‘유사하다’는 말과 ‘똑같다’는 말은 의미가 달라요.” 파인먼은 칠판 앞으로 가 디랙의 논문에 나온 공식들을 쭉 적고 하나씩 하나씩 따지기 시작했다. 옐레의 말대로 그것들은 똑같지 않았다. 디랙의 논문에서 유사체라는 말은 ‘똑같다’는 뜻이 아니라 ‘비례한다’는 뜻이었다. 파인먼은 디랙의 공식에 곱셈상수를 추가하고 몇 개의 항에 값을 대입한 다음, 이 식 저 식을 넘나들며 옐레가 혀를 내두를 만큼 엄청난 속도로 계산을 해 나갔다. 잠시 후 두 사람의 눈 앞에는 매우 낯익은 방정식, 슈뢰딩거 방정식이 나타났다. 파인먼의 라그랑지안식 체계와 양자역학의 표준 파동함수 사이에는 연결고리가 존재했던 것이다. --- p.213
오펜하이머는 다시 한 번 버지에게 편지를 썼다. “현재 상황에서 젊은 과학자를 영입하는 데 너무 뜸을 들일 필요는 없을 듯합니다. 로스앨러모스의 과학자들 사이에서 파인먼의 평판은 대단합니다. 그는 탁월한 이론학자일 뿐만 아니라 누구보다도 활발하고 책임감 있으며 따뜻한 마음의 소유자입니다. 또한 총명하고 매사에 분명하며 제가 지금껏 만나본 사람 중에서 분별력이 가장 뛰어난 사람입니다. 파인먼은 이곳에서 매우 귀중한 존재입니다. 리더의 역할을 훌륭히 수행했고, 젊지만 비중 있는 연구를 했습니다.” --- p.337
며칠 후 파인먼은 학생식당에서 밥을 먹고 있었다. 갑자기 가장자리에 학교 문장이 새겨진 식판을 누군가가 공중으로 던졌다. 접시가 날아가는 순간 그가 품었던 오랜 의문의 실마리를 찾았다고 여길만한 경험을 했다. 접시가 회전할 때, 흔들거렸다. 학교 문장 때문에 파인먼은 접시의 회전과 흔들림이 동시적이지 않음을 알아볼 수 있었다. 하지만 바로 그 순간, 그에게는 이 두 가지 형태의 회전이 서로 관련 있는 것처럼 보였다(물리학자로서의 직관 때문이었을지도 모르겠다). 파인먼은 ‘이제 놀아봐야겠다’고 혼잣말했다. 그래서 이 문제를 종이에 계산해보려 했다. 이 문제는 의외로 복잡했지만 라그랑지안과 최소작용원리를 사용해서 흔들림과 회전의 관계가 2:1의 비율임을 알아냈다. --- p.379
파인먼이 진지하게 열중하는 순간을 본 사람에게는 파인먼의 연구 과정이 강렬한데다 심지어 신체 감각을 교란시키는 것처럼 보였을 것이다. 마치 그의 두뇌가 사고기능을 멈추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몸의 모든 근육까지 확장된 것처럼 말이다. 코넬 대학교 기숙사의 한 이웃은 파인먼의 방문을 열었을 때 그가 어떤 문제를 고민하면서 침대 옆의 바닥 주위로 뒹구는 모습을 발견했다. 파인먼이 구르지 않을 때는 적어도 리듬감 있게 중얼거리거나 손가락으로 두드리고 있었다. 부분적으로 과학적 시각화 과정은 자연 속에 자신을 들여놓는 과정이다. 예컨대 상상하여 그려낸 빛줄기 속에 혹은 상대론적으로 움직이는 전자 속에 말이다. 과학사가 제럴드 홀턴Gerald Holton이 지적했듯이 “여기에 정신과 자연 법칙에 관한 이미지를 만드는 공동의 형상화 과정”이 있다. 파인먼에게 이 과정은 쉽게 자각할 수 있고, 다채로우며, 빠르게 떠는 리듬과 상호작용하는 요소들을 지닌 하나의 본성이었다. --- p.403
파인먼은 강의를 완성된 드라마처럼 기획했다. “자, 시간이 다 됐습니다. 다음 시간에 이어서 이야기 하겠습니다.” 이렇게 말하면서 수업을 끝내고 싶진 않았다. 파인먼은 도표와 방정식들이 미닫이형 2단 칠판에 가득 차도록 너무나 정확히 시간을 맞췄다. 마치 판서를 마친 모습을 처음부터 자신의 머릿속에 담고 있었던 것 같았다. 촉수가 달린 큰 주제들은 과학의 구석구석으로 촉수를 펼쳐 나갔다. --- p.591
그의 강의는 대단한 업적이었다. 학기가 끝나기도 전에 과학계에 강의에 대한 소문이 퍼졌다. 하지만 신입생을 위한 것은 아니었다. 몇 달 후 파인먼은 시험 결과에 충격을 받고 의욕이 꺾였다. 그럼에도 한 해가 지난 후 대학에서는 2학년이 되는 같은 학생들을 계속 가르쳐 달라고 파인먼에게 부탁했다. 파인먼은 그렇게 했다. 마침내 양자역학의 보충강의를 상세하게 가르치려 했다. 그는 또다시 일반적인 순서를 뒤집었다. 캘테크의 다른 물리학자 데이비드 굿스타인David Goodstein은 훗날 이렇게 말했다. “최근에 당시 학생이었던 이들과 이야기를 해보니 흐릿한 기억을 떠올리면서 모두가 파인먼교수로부터 직접 배운 2년간의 물리학 수업은 일생일대의 경험이었다고 제게 말하더군요. --- p.595
저는 답이 가까이 있다고 믿는 사람들을 평생 봐왔습니다. 하지만 그때마다 어김없이 실패했습니다. 에딩턴은 전자 이론과 양자역학으로 모든 것이 간단해질 것이라 생각했어요. 아인슈타인은 통일 이론이 거의 완성되었다고 생각했지만, 핵에 대해선 아무것도 알지 못했습니다. 당연히 핵에 관해서 알아낼 수가 없었습니다. 사람들은 대개 답에 아주 가까이 왔다고 생각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자연이 궁극적이고 간결하며 통일되고 아름다운 형태를 지니는지는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입니다. 전 어느 쪽이 옳다고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 --- p.714
사람들이 제게 “궁극적인 물리법칙을 찾고 계신가요?”라고 묻습니다. 아니요, 그렇지 않습니다. 만일 모든 것을 설명해줄 간결하고 궁극적인 법칙이 있다는 것이 밝혀진다면, 좋아요 그런 법칙을 발견하면 멋질 겁니다. 만약 이 법칙이 수백만 겹으로 싸인 양파 같은 모습으로 나타났다면, 그건 원래 그렇기 때문이죠. --- p.713
“그럼 우리는 아인슈타인의 시대보다 통합에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 가지 못한 건가요?” 역사가는 물었다. 파인먼은 화를 냈다. “이건 말도 안 되는 질문이군요! 우린 분명히 더 다가갔단 말입니다. 우린 더 많이 알고 있고요. 밝혀질 것이 유한하다면 우린 분명히 지식을 얻는 데 틀림없이 더 가까이 간 겁니다. 아시겠어요? 이걸 어떻게 상식적인 질문이라 할 수 있는지 모르겠군요. 다 바보 같은 짓이네요. 이런 인터뷰는 언제나 쓸모없군요.” --- p.716
출판사 리뷰
진정한 과학은 혼란과 의문이고, 야망과 갈망이며 안개 속을 지나는 행진이다.
“여기에서 중요한 점이 뭔가?” 베테가 물었다.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파인먼이 말했다. “그저 재미있지 않나요?” “재미있네.” 베테가 동의했다. 파인먼은 이제부터 하고자 하는 것은 재미있게 노는 것이라 그에게 말했다.
[파인먼의 위대한 강의]
리처드 파인먼은 뛰어난 교육자였다. 물리학을 하는 방법 중에 제1원리란 것이 있는데 “기본 물리법칙과 상수 및 입자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만으로 물질의 모든 물리적, 화학적 성질을 계산하는 방법”을 뜻한다. 리처드 파인먼은 어떤 문제를 만나더라도 제1원리로 해결하길 원했고, 학생들 역시 이 원리로 과학을 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물리학을 가르쳤다. 책은 세 번의 기념할 만한 강의를 기록했다. 첫째로 파인먼이 교수가 된 직후 맡은 코넬 대학원의 〈기초 수리물리학〉 강의다(362쪽). 파인먼은 맨해튼 프로젝트의 경험을 토대로 ‘유용한 것과 교과서적 단순 지식’을 구분하여 학생들을 가르쳤다. 관습을 타파하려 했고, 수업을 듣는 학생들에게 물리학적 직관을 기르는 법을 알려주기 위해 애썼다. 무엇을 배제할지 파악하게 했으며, 스스로 익힌 계산 요령들을 소개했다. 또 학생들이 계산의 굴레에 빠져 허우적거리지 않도록 필요한 정확도를 지정해주었다. 파인먼은 첫 강의부터 대학원생뿐만 아니라 물리학과와 수학과의 젊은 교수들까지 모두 매료시켰다.
둘째로 비공식 강의인 〈물리학 X〉 세미나다(652쪽). 파인먼은 교수가 된 후 약 20년 동안 일주일에 한 번 학부생들을 모아 즉흥 수업을 진행했다. 과학과 관련된 궁금증이라면 무엇이든 질문할 수 있었고, 파인먼은 즉흥적으로 대답하며 수업을 진행했다. 이 세미나에 참여한 학생들은 마치 속세의 모든 것을 알고 있는 현인을 만난 경험을 했다고 소회했다. 형식은 물리학 강의였지만 파인먼이 이 수업에 담고자 했던 메시지는 ‘진정한 이해란 일종의 명확성을 의미한다’였다. 즉, 이해했다면 단순한 언어로 누구나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전하고 싶었다.
셋째로 불혹을 넘긴 파인먼이 캘테크에서 1학년 학부생을 대상으로 한 2년짜리 〈기초 물리학〉 강의다(586쪽). 교육자 파인먼 남긴 위대한 업적으로, 파인먼 덕분에 18~19세기에 매몰된 기존의 물리학 강의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책으로 출판되어 지금까지도 기초 물리학 강의에 교재로 쓰인다. 이 강의는 파인먼에게도 큰 의미가 있었다. 파인먼은 지금까지 받아들인 물리학 지식을 재정립하길 원했다. 마치 지도를 그리듯 파인먼의 머릿속에서 물리학은 표류하고 있던 힘과 물질들의 길을 잇고 방향을 찾았다. 관습에 얽매이지 않고 세계에 대한 지식, 곧 자신의 지식과 과학계의 지식을 방대하게 정리한 사람은 뉴턴 이래 단 한 명도 없었다. 파인먼이 인류에게 남긴 위대한 유산이다.
[파인먼의 평범한 삶]
책은 평범한 파인먼 역시 꼼꼼히 기록했다. 유년 시절 동네에서 라디오 수리공으로 이름을 떨쳤으며, 자기 방에서 구두약을 녹여 암실을 만들려다가 불을 낼 뻔한 적도 있다. 해변을 뛰어다니며 ‘모래와 바위는 다른가?’ ‘바닷물이 출렁이는 것이 파도인데, 공기가 출렁이는 현상은 바람일까?‘와 같은 자연을 향한 근본적인 의문도 품곤 했다. 특히 아버지 멜빌 파인먼과의 에피소드는 리처드 파인먼이 세상을 보는 시선이 어떻게 정립되었는지에 대해 잘 설명한다. (“그러니까 아빠 말은, 저 새를 관찰하고 새가 무슨 행동을 하는지 살펴보자는 거야. 중요한 건 ‘이름’이 아니라, ‘어떻게 사느냐’거든.”_53쪽, “‘움직이는 물체는 계속 움직이려고 하고, 가만히 서 있는 물체는 네가 세게 떠밀지 않는 한 계속 서 있으려고 한다’는 거야. 이런 성질을 관성이라고 하지만, 어째서 그런지는 아무도 몰라.”_54쪽) 과학자들, 특히 과학을 배우는 학생들이라면 파인먼의 유년 시절을 통해 매우 의미 있는 메시지를 얻을 것이다.
파인먼의 삶에서 사랑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주제다. 첫사랑 ‘알린 그린바움’과의 슬픈 사랑이야기, 사별 후 갈피를 잡지 못한 채 문란하고 방탕했던 카사노바의 삶, 제네바 호숫가에서 만난 마지막 사랑 궤네스 하워스까지. 책은 파인먼은 순애보 같은 모습도, 카사노바로 살 수밖에 없었던 비극도, 아이를 사랑하고 가족을 지키는 한 가정의 가장의 모습도 놓치지 않고 기록했다. 특히 파인먼의 사후에 발견된 첫사랑 알린을 향한 편지는 사랑조차 열렬히 임했던 파인먼의 모습을 절절하게 기록하고 있다(368쪽).
파인먼의 마지막 순간은 어땠을까. 책은 파인먼의 마지막 순간을 기억하고 기념한다. 1978년 10월, 1981년 9월에 발병한 암으로 각각 두 번의 큰 수술을 받아야만 했다. 투병의 순간에도 파인먼은 양자색역학이라는 새로운 분야에 몰입했으며, 우주왕복선 챌린저호 참사의 진상을 규명해냈다. 숨이 다하는 순간까지 과학자로 살았던 리처드 파인먼의 모든 순간을 기억하자.
제임스 글릭의 ‘역사를 바꿀 천재를 찾아서’
“파인먼은 그 세대에서 가장 독창적인 정신의 소유자였다.” _프리먼 다이슨
현대 물리학을 지탱하는 두 기둥은 양자역학과 상대성이론이다. 그렇기에 20세기 물리학의 양대 산맥은 누가 뭐라고 해도 ‘알베르트 아인슈타인’과 ‘리처드 파인먼’이다. 상대성이론의 아인슈타인은 시간과 공간을 다루는 거시적 세계를, 양자역학과 전자기학을 통합하는 이론을 완성한 리처드 파인먼은 미시적 세계를 확장시켰다. 우리는 두 사람을 소위 ‘천재’라 부른다. 베스트셀러 작가인 제임스 글릭은 책을 저술하는 내내 관찰자의 시선으로 리처드 파인먼을 가까운 곳에서 바라보고, 기록하는 것에 온전히 집중했다. 하지만 파인먼의 천재성을 이야기하는 순간이 되자, 자신의 의견을 과감하게 피력했다(510쪽).
제임스 글릭은 천재라는 말의 현대적 의미에서부터 시작한다. 과거의 문헌에서 찾은 “천재성이란 이전에는 결코 없었던 것을 만들어내는 신과 같은 능력”이라는 의미를 되새기며 천재라 불릴 수 있는 필요조건을 제시한다. 나아가 과거에 천재라 불렸던 사람들의 천재성을 냉정하게 평가하며 문학, 음악, 미술, 건축, 스포츠까지 시야를 넓혀 천재라 불렸던 사람들을 재평가한다. 그 과정에서 특별한 천재성은 어떻게 발휘되는지와, 현재에는 어째서 과거보다 천재들이 드물게 등장하는지에 대한 근거를 찾는다. 글릭의 냉정한 평가 끝에 남은 특별한 천재(과학 분야 한정)는 고전 물리법칙의 뉴턴, 불확정성 원리의 하이젠베르크, 대륙이동설의 베게너, 상대성이론의 아인슈타인 그리고 파인먼이다.
제임스 글릭은 천재라는 특별함을 두고 이렇게 썼다. “천재는 역사를 바꾼다.” 하지만 이렇게 덧붙이기도 했다. “과학은 개별적인 발견이 아니라 우연하고 중복된 다수의 발견에 관한 역사다.” 한 명의 천재도 필요하지만, 그를 검증하는 사람들에 의해 쓰이는 것이 역사라고 말한다(541쪽). 노벨상을 받고도 한참이 지난 어느 날, 파인먼은 질문이 가득 쓰인 통의 편지를 받았다. “만약 에디슨이 전구를 발명하지 않았다면?” “하이젠베르크가 S행렬을 창안하지 않았더라면?” “플레밍이 페니실린을 발견하지 못했다면?” “아인슈타인이 일반상대성이론을 만들지 않았다면?” 온갖 가정법으로 가득한 편지를 읽고 난 후 파인먼은 이렇게 답했다. “저는 항상 이와 같은 질문이 이상하다고 생각합니다. 과학은 필요할 때 창조됩니다. 우린 서로가 상대방보다 월등히 똑똑한 건 아니거든요.” 천재에 의해서든, 다수에 의해서든 과학은 언제나 더 발전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이다. 제임스 글릭 역시 파인먼과 같은 생각이었다. 단 한 가지, 파인먼이 역사를 바꾼 천재라는 사실만 제외하고 말이다.
@리처드로즈 원자 폭탄 만들기
- THE MAKING OF THE ATOMIC BOMB
- 리처드 로즈
책소개
‘원자폭탄’하면 제 2차 세계대전시 미국이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한 원자폭탄이 떠오를 것이다. 그로인해 전쟁은 끝났지만 그 폐해는 아직까지 남아있다.이 책은 원자폭탄을 만든 과학자들의 열정과 고뇌, 그리고 인류의 문명을 그린 이야기이다. 역사 속의 수많은 과학자와 기술자들은 나름대로 강한 열정과 집념을 통해 위대한 발견과 발명을 일궈냈다. 하지만 그들의 성과가 평화적으로 훌륭하게 사용되었느냐 아니면 평화를 위협하는 무기로 사용되었느냐를 따지게되면 문제는 커진다.
하지만 겉으로 하는 판단을 벗어나, 과학자들의 내면을 파고든다. 저자는 원자 폭탄 제조에 참가한 레오 실라르드, 엔니코 페르미, 유진 위그너, 닐스 보어 등의 삶과 생각을 들여다봄으로써 일반인들이 단순한 과학자로 간과하기 쉬운 그들의 인간으로서의 고뇌와 열정을 보여주고 있다. 과학자뿐만 아니라 무기 생산에 관련된 기업가들과, 국제정치에 깊이 관여한 정치가들의 행적에 대헤서도 담고 있다. 원자 폭탄의 실체와 역사와 더불어 인류가 처한 위기에 대해 역사적 교훈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목차
헛소리
원자와 빈 공간
보어의 원자
이미 파기 시작한 무덤
화성에서 온 방문자들
기계
대이동
고무적인 연구
우라늄의 파열
중성자를 쫓아서
플루토늄의 등장
영국에서 온 소식
책 속으로
아말디는 다른 연구 과제를 중단하고 1935년 1월과 2월에 우라늄이 배타선 이외에 알파선도 방출하는지 조사하기 시작했다. 만일 우라늄이 중성자를 흡수하고 알파 입자를 방출한다면 주기율표에서 더 가벼운 원자핵 쪽으로 변환되어 이 과정에서 프로탁티늄도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우라늄에서 자연적으로 방출되는 알파 입자를 제거하기를 원했다. 일반적으로 방사능 물질의 반감기가 짧을수록 방출되는 방사선의 에너지는 더 크다. 자연 우라늄의 반감기는 45억년이다. 그러므로 자연적으로 방출되는 알파 입자는 에너지가 매우 적으므로 알루미늄 박지와 이온화 상자의 창을 쉽게 투과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말디는 우라늄 표적을 알루미늄 박지로 둘러쌌다. 1935년에는 알파, 베타, 그리고 감마선이 알려져 있는 방사선의 전부였다. 이렇게 하므로 해서 다른 방사선을 제거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실험 결과, 아말디는 인공적으로 방출되는 알파 입자를 발견하지 못했다.
이탈리아인들은 우라늄 중성자를 충돌시켰을 때 인공적으로 새로운 원소가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더 커졌다고 생각했다. 오토 한과 마이트너도 역시 그렇게 생각했다고 보고했다. 페르미 그룹은 이 연구에 대한 개요를 러더퍼드를 통해 2월 15일 발행된 왕립협회의 논문집에 초록으로 게재했다. ---pp. 262~263
저 : 리처드 로즈 Richard Rhodes
1937년 미국 캔자스 시에서 태어난 리처드 로즈는 어린 시절에 어머니를 잃고 형제들과 함께 한동안 보육 시설에서 성장하기도 했다. 1959년 예일 대학교를 졸업하고, 《뉴스위크(Newsweek)》, 뉴욕의 자유 유럽 라디오 방송국(Radio Free Europe)에서 기자로 근무했다. 1962년부터는 미주리 주 웨스트민스터 대학교에서 영문학을 가르치기도 했으며, 《리더스 다이제스트(Reader’s Digest)》, 《에스콰이어(Esquire)》, 《플레이보이(Playboy)》, 《롤링스톤(Rolling Stone)》 등 다양한 대중 매체에서 편집자로, 기고자로 활동했다. 1969년 『오지(The Inland Ground)』 출간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저술 활동에 돌입했다.
1986년 과학자, 정치가, 군인, 심지어 피폭자까지 600건의 문헌과 수백 명의 증언을 바탕으로 원자 폭탄의 개발의 역사를 재구성한『원자 폭탄 만들기(The Making of The Atomic Bomb)』를 펴내, 퓰리처상 논픽션 부문(1988년), 전미 도서상(1987년), 전미 도서 비평가 협회상(1987년)을 수상하며 세계적인 저술가 반열에 올랐다. 이 책은 30만 부 이상이 팔리며 핵무기 개발의 역사를 다룬 최고의 저술이자 20세기 최고의 과학책으로 평가받았다. 이어서 『수소 폭탄 만들기(Dark Sun)』(1995년), 『어리석음의 비축(Arsenals of Folly)』(2007년), 『핵폭탄의 황혼(The Twilight of the Bombs)』(2010년)의 4부작을 펴내며 냉전의 격화와 종말, 그리고 이후의 역사를 포괄해 냈고, 우리 시대 최고의 핵무기 역사 전문가로 등극했다.
뿐만 아니라 복잡한 냉전사를 파헤치는 동시에 미국 사회의 내밀한 속살을 파헤친 여러 저술을 펴냈다. 미국 농부의 1년 생활을 세밀하고 깊이 있게 탐색한 『농장(Farm)』(1986년), 미국 소년들의 성장기에 관한 서사적인 탐색과 연구를 집대성한 『미국의 소년기(A Hole in the World)』(1990년), 19세기 미국 조류학의 시조를 다룬 『존 제임스 오듀본(John James Audubon)』(2004년) 등이 대표작이다. 현대 영미권의 대표적인 논픽션 작가인 리처드 로즈는 부정적 접두사로 시작하는 ‘논픽션(non-fiction)‘이라는 단어를 거부하고 자신의 장르를 ‘베리티(verity)‘라고 부른다. 베리티는 ‘진실’, ‘진술의 진실성’이라는 의미이다. 최근에는 스페인 내전을 기자, 작가, 예술가, 의사, 간호사 등의 증언으로 재구성한『지옥과 좋은 친구들(Hell and Good Company)』(2015년)을 펴냈다.